DMF 허가와 달리 발사르탄 원료약 제조 때 n-헥산 처리 안해
제조기록서 허위작성...법 위반 제조업무정지 4개월15일 받아
식약처 행정처분 불복해 행정소송 제기했다 패소...항소 안해

2018년 발사르탄 원료 및 완제의약품 NDMA 검출사태가, 영원히 묻힐 뻔했던 원료의약품 업체의 일탈행위를 소환했다. 이번 일탈의 공개가 국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킬까 우려되지만, 국산 원료의약품의 경쟁력은 적폐 위에서 세워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조명한다. 편집자 주

1. 대봉엘에스 발사르탄 원료약의 비밀
2. 완제 제약회사들을 속인 대봉엘에스
3. 적폐를 걷어내야 국산원료약 경쟁력 가능 

대봉엘에스 홈페이지 캡처
대봉엘에스 홈페이지 캡처

2018년 8월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하는 고혈압치료제에서 인체발암  추정물질인 ‘NDMA’가 검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제약업계는 물론 환자까지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 졌다.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로, 의약품 제조과정에서 검출되는 비의도적 불순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곧바로 시중에 유통 중이던 발사르탄 원료 사용 175개 완제의약품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중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발사르탄 원료 및 발사르탄 원료를 쓴 모든 완제의약품을 수거해 검사했다. 

여러 조사 결과 가운데 하나로, 원료의약품 공급업체 대봉엘에스(주)가 중국 룬두社의  발사르탄 조품(Crude)을 수입, 정제 공정을 거쳐 완제의약품 제조업체에게 공급하던 원료의약품 발사르탄 일부에서 'NDMA'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대봉엘에스(주)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을 완제의약품 제조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22개사 59품목에 대해 잠정판매중지와 함께 해당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의약품의 제조를 중지시켰다. 

식약처는 2018년 8월 6일 대봉엘에스(주)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 대해서도 잠정적으로 제조·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

대봉엘에스(주)의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잠정 제조중지 및 판매중지조치는 2019년 5월 2일까지 대략 9개월 간 이어졌다.

 

대봉엘에스 행정처분의 속사정

발사르탄 사태가 발발하면서 식약처는 원료의약품 발사르탄 제조 업체, 발사르탄을 원료로 완제의약품을 생산한 제약회사를 상대로  약사감시를 실시했다. 

2018년 8월 식약처 약사감시에서 대봉엘에스는 허가 사항에 따라 n-헥산을 투입해 발사르탄을 제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품목허가사항과 다르게 n-헥산을 공정 중에 투입하지 않고 발사르탄을 제조하고 ▲제조기록서에는 n-헥산을 투입한 것처럼 기재했으며, 이 사실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 행정처분 내역
식품의약품 행정처분 내역

식약처는 대봉엘에스에 대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품목 제조업무정지 4개월15일(2019년 5월 20일 ~ 2019년 10월 4일)의 행정처분을 했다. 약사법 제37조제1항과 제38조제1항을 적용한 곳이다. 

행정처분이 이처럼 늦어진 것은 발사르탄 원료 의약품에서 NDMA가 검출되면서 잠정 제조· 판매중단 조치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사법 제37조(의약품등의 제조 관리의무) 제1항은 '제조관리자는 의약품등의 제조 업무에 종사하는 종업원에 대한 지도ㆍ감독, 품질 관리 및 제조 시설 관리, 그 밖에 의약품등의 제조 관리에 관하여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약사법 제38조(의약품등의 생산 관리의무 및 보고) 제1항은 '의약품등의 제조업자 또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의약품등의 제조 및 품질관리[자가(自家)시험을 포함한다], 그 밖의 생산 관리에 관하여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대봉엘에스가 행정처분은 받은 사유는 약사법에서 규정한 의약품 등의 제조, 생산, 관리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위반 내용에 숨어 있는 고약함 

대봉엘에스는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 대해 2011년 5월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원료의약품등록(Drug Master File)을 했다. 

원료의약품 등록제도는 신약의 원료의약품 또는 식약처장이 정해 고시하는 원료의약품을 제조, 판매하려는 경우 식약처에 등록하는 제도다. 원료의약품의 품질, 기원 등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대봉엘에스는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제조 시 n-헥산 정제 공정을 신고해 품목허가를 받아놓고도 실제로는 n-헥산 정제 공정을 하지 않고, 제조기록서상에만 n-헥산 투입 공정을 한 것으로 허위 작성했다가 약사감시에서 적발됐다.

대봉 원료관련 DMF에 따르면, 조품(粗品, Crude)이 원료의약품으로 되려면 에틸아세테이트(Ethyl acetate)와 n-헥산(n-Hexane) 정제 공정 등 2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에틸아세테이트는 n-헥산 투입 공정 전 용해하는 전 단계 과정이고, n-헥산 공정은 순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n-헥산 투입 공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에틸아세테이트 공정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3편에서 밝힐 것이다. 

‘조품’이란 그 자체가 약리 활성을 가진 물질로써 화학적인 기본 구조의 변화 없이 단순히 순도를 높이기 위한 정제 공정이나 결정화 공정 등의 처리 공정을 거쳐 최종 원료의약품이 되기 전 상태의 원료이다. 조품(粗品)의 사전적 의미는 ‘매우 간략하게 만들어 거칠고 변변하지 못한 물건’이다.

 

대봉엘에스의 의아한 소송

대봉엘에스는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NDMA'가 검출된 것과 별도로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등의 제조, 생산, 관리 의무를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대봉엘에스는 이 행정처분 조치를, NDMA 연관지어 회피하려던 것으로 의심해 볼만한 소송을 식약처를 상대로 걸었지만 실패했다. 

NDMA가 검출된 발사르탄 사태로 인해 2018년 8월 6일부터 진행된 대봉엘에스(주)의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 대한 잠정 제조·판매중지조치는 대봉엘에스가 2019년 5월 2일 원료의약품 등록을 변경하면서 해제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그동안 진행하지 않고 있던 2018년 8월 실시한 약사감시에서 적발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의 n-헥산 공정 미처리를 사유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제조업무정지 4개월 15일(2019년 5월 20일~2019년 10월 4일) 행정처분 사전 통보를 5월 10일 실시했다.

식약처의 행정처분 사전통보 직후 대봉엘에스는 수원지방법원에 '품목 제조업무정지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행정소송의 핵심은 "NDMA가 검출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으로 인해 약  9개월 간(2018년 8월 6일 ~ 2019년 5월 2일)의 잠정 제조·판매중지 조치로 타격을 입었는데, 발사르탄 생산과정에서 제조기록서를 허위로 작성해 내려진 행정처분이 또 진행되면 회사 측이 입는 타격이 심각하다"며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것이었다.

또 대봉엘에스는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잠정 제조·판매중지 기간에 행정처분이 내려졌다면 회사 측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잠정조치가 해제된 이후 식약처가 곧바로 행정처분을 집행함으로써 대봉엘에스가 제조하는 '발사르탄' 제제에서 또 다시 NDMA가 검출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회사 측은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은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생산과정에서 n-헥산 투입 공정을 하지 않은 위반사항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처분은 적법하다'며 2020년 1월 대봉엘에스(주)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수원지방법원은 "회사 측의 법 위반 사실은 식약처의 기존 잠정 제조·판매조치와는 구별되는 별개의 사건이다"며 "식약처가 잠정조치 기간 동안 행정처분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가 잠정조치가 해제된 이후 행정처분을 부과한 조치는 위반사실에 대한 행정제제의 목적과 효과 달성을 위한 것으로 보이므로 부당하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N-헥산을 투입한 것처럼 제조기록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것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위반'에 해당되고, 식약처의 제조업무정지 처분은 그에 따른 적법한 행정제재라는 것이 수원지방법원의 판결 요지다. 

수원지방법원이 의약품의 제조, 생산, 관리 의무를 위반해 내린 식약처의 행정처분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결을 내리면서 법 위반행위를 DMA 검출 발사르탄 관련 잠정 제조 판매 중지 사태로 물타기하려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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