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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관계자 지급수수료와 비효율적 비용이 주된 요인
고액 경영지도 지급수수료, 왜 효과 없는지 자성해야  

쥴릭파마코리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최근 5년 간 연속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어 '적자 늪'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2017년 27억 원의 영업 손실을 시작으로, 2018년 84억 원, 2019년 68억 원, 2020년 24억 원 그리고 지난해 크게 늘어난 139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당기순손실(당기순이익 적자)도 동반됐다. 2017년 18억 원, 2018년 64억 원, 2019년 81억 원, 2020년 28억 원, 2021년 134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24~5년 전쯤 쥴릭파마는 국내 의약품 도매업계의 세찬 반대를 무릅쓰고 패기 넘치게 영업활동을 전재했다. 그 역설적인 영향으로 연 매출액 5조원 규모의 '지오영 그룹'이 탄생됐다. 어찌 보면 쥴릭파마는 한국 의약품 도매유통업계의 대형화ㆍ선진화를 유인한 번외 공로자일 수 있다.  

2001년 "Zuellig, Go home"을 외치던 국내 유통업계를 향해 당시 쥴릭파마의 크리스티안 스토클링 사장은 도발적이면서도 뼈아픈 지적을 했었다.

 스토클링 사장의 2001년 발언 

"한국에 400여 곳의 의약품도매상이 있지만 약국 및 의료기관 등의 요양기관이나 제약사들에 제대로 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쥴릭이 그들에게 물류비를 낮추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데 국내 도매상들은 경쟁력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비난만 하고 있다." 

"최근(당시) 일련의 사태는 의약품 유통시장의 선진화에 역행하는 처사다." 

"국내 도매상들은 M&A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랬던 쥴릭파마가 왜 근래 5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지 그 요인을 객관적으로 찾아보기 위해 금감원DART에 공시된 감사보고서 중 재무제표와 주석 등을 자세히 들춰 봤다('표 1' 참조).

손익(損益)과 관련된 계정에는 ▷매출액 ▷매출원가 ▷매출총이익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영업손익 ▷영업외수익 ▷영업외비용 ▷법인세 ▷당기순손익 관련 항목들이 있다. 

손익 산출의 머리 부분에 해당되는 매출액 부문에서 쥴릭파마에 특이한 변화는 없었다. 2021년 매출액이 9099억 원으로 2020년 1조372억 원보다 12.3% 감소됐고 2019년에는 15.1%나 증가되는 등 들쭉날쭉했지만, 매출 실적이 특별히 낮아져 5년 연속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을 입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액×100)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의 7년 평균치가 92%로 비교적 양호했고 적자폭이 크게 심화된 2021년에는 오히려 평균값보다 0.8%나 낮은 91.2%로 개선됐다는 점, 이에 따라 조마진율(매출액총이익률, 매출총이익÷매출액×100)도 년 평균 8%대로, 경쟁사인 지오영과 백제약품 및 복산나이스 등의 최근 3년 간 평균 조마진율 6.7%대('표 2' 참조)보다 1.3%나 더 높았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이들 항목에서 적자 요인은 찾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판관비 계정 항목 중, 문제의 적자 요인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영업외손익 계정들은 [표 1]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절대 금액 자체가 아주 적어 적자요인으로 지목될 항목은 없다.

쥴릭파마의 판관비 비목(費目) 중 매출액 대비 1% 이상 되는 계정은 인건비 비율(인건비÷매출액×100) 평균 3%와 지급수수료 비율(지급수수료÷매출액×100) 2.4% 및 운반비 비율(운반비÷매출액×100) 1%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3대 비목은 지오영과 백제약품 및 복산나이스의 평균 인건비 비율 2.3%(쥴릭 3%), 지급수수료 비율 2%(쥴릭 2.4%), 운반비 비율 0.3%(줄릭 1%)보다, 확실히 0.4%~0.7% 높았다. 상대적인 비효율적인 지출로 평가된다.

쥴릭파마 매출을 1조원 수준으로 본다면 이 격차는 약 180억 원(1조원×0.004+1조원×0.007+1조원×0.00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쥴릭파마의 연평균 적자 수준 67억 원을 고려할 때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유의할만한 이상 징후로 해석된다. 

다만, 쥴릭파마 인건비 항목에서 2021년 인건비비율이 4.0%로 다른 해 평균 2.8%보다 월등하게 높았던 이유는 지난해 구조조정 차원의 명예퇴직제(ERP, Early Retirement Program, 조기퇴직제)를 단행한 결과 때문으로 보인다.

지급수수료 비목과 관련해 재무제표 주석란을 보면 ▷Zuellig Pharma Holdings Pte Ltd ▷Zuellig Pharma Asia Pacific Ltd ▷Zuellig Pharma Specialty Solutions Group Pte Ltd ▷Zuellig Pharma Asia Pacific Ltd. PHILS., ROHQ ▷지피테라퓨틱스코리아(종전, 자노벡스코리아) 등으로부터 사업개발, 회계ㆍ재무, 인사, 법률자문, 전략ㆍ영업 및 기타 사항에 대한 경영 지원 받고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내용이 표기되어 있다.  

이와 관련된 지급수수료는 쥴릭파마가 밝히고 있는 특수 관계자와의 영업비용 거래내용을 분석해 볼 때, 쥴릭파마의 연속적인 적자가 시작된 2017년부터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흑자를 내고 있던 2015년과 2016년 각각 12억8300여만 원, 14억9300여만 원 수준에서, 2017년 갑자기 29억1300여만 원으로 2배 급증했고, 2018년에는 47억8000여만 원으로 뛰었으며, 2019년 67억5500여만 원, 2020년 69억3300여만 원, 급기야 2021년에는 94억500여만 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경영지원을 받은 대가인 지급수수료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운반비 등의 판관비 지출이 쥴릭파마가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해오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늘 쥴릭파마를 향해 옛날처럼 "Go home"을 외치는 도매유통업계 인사는 없다. 국내에 뿌리를 내렸다. 적자를 내면 결국 대한민국이 손해를 본다. 예컨대, 당장 법인세를 징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오히려 환급까지 해야 한다. 

쥴릭파마는 아주 고액의 수수료까지 지급하며 의약품 유통 노하우(know-how)가 풍부하다는 해외의 특수 관계자들로부터 다방면의 경영지원까지 받는데 왜 국내에서 최근 5년 동안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자성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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