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교육 이수 후 '취뽀 성공자'와 제약 실무자들

 바이오헬스 인재 공급과 현장 수요는 미스 매치 

진입장벽이 높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산업 맞춤형 정부 주도 인력양성사업이 활발하다. 하지만 육성된 인재와 업계가 요구하는 인재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 히트뉴스는 인력양성 프로그램 이수자들과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을 만나 정부 인재양성 사업과 구인ㆍ구직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다.

① 관련 학과 졸업해도 못가는 제약계, 도피처는 정부 사업?
② '정부가 키운 인재'와 '업계가 필요한 인재' 그 사이의 괴리
③ 정부-업계, 산업계 인재 양성 위해 '톡' 까놓고 얘기해 봅시다

[히트뉴스 이현주·황재선 기자] 산업계가 요구하는 일꾼이 되기위해 정부주도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마쳐도, 업계는 "실무 실습이 부족하다"는 불평이 따라 붙는다.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연구실, 제조시설 등 실제 실무 시설 등을 경험해 볼 수 있는데다, 취업에 필요한 우대조건을 갖출 수 있고 업계 전문용어 등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실무 실습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부 주최 취업연계 지원형 정부출연연구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지원자는 "처음에 희망했던 연구실에 들어가려 했지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지원이 몰려 원치 않던 분야 연구실로 배정이 됐다"며 "배정된 후 취업 연계형 프로그램으로 6개월이란 제한된 시간이 주어졌지만 실무를 배운다기 보다 원리도 모른 채 기존 연구진의 잡무를 기계적으로 나눠 수행할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중도 하차해 결국 제약바이오 분야 대신 다른 분야에서 취업했다.

석사 학위 취득 후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또 다른 지원자는 석사인 점을 감안해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었지만, 새로운 기기를 다루거나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직 기간 내 공백 없이 국가 출연연구소에서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지만, 취업 연계를 위한 교육을 받았다기 보다 해당 연구실의 막내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의약품 및 의료기기 RA(인허가) 직무 취업을 위해 규제과학 교육을 수강하고 취업에 성공한 수강생 A씨는 처음 허가문서 작성에서부터 어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허가문서 정의와 허가문서에 포함되는 서류 작성은 익숙했지만 어떤 민원절차를 거쳐 허가가 진행되고 어떤 규제 담당자와 소통해야 하는지 실무를 알지 못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론이 뒷받침 되는 실무형 인재 양성이 된다면 인재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 진단했다.

이 같은 실무실습 부족은 학위 과정으로 운영되는 의약품/의료기기 산업 특성화대학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수강생 의견이다.

식약처나 복지부 등 정부기관과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산업계 전반에 관련된 규제과학 관련 강의를 수강할 수 있으며, 학회 및 세미나 등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장점이지만, 특성화대학원의 취지에 맞춰 실무실습적인 부분은 좀 더 강화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바이오헬스 분야 특성화대학원들은 수업 커리큘럼을 통한 과제 등을 통해 실무 실습을 대체하고 있고, 학생들의 업계 인턴 참여를 장려해 실무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인턴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인턴사원이 경험하는 것은 실제 업무환경 체험 보다는 잡무에 가깝다는 것이 경험자 의견이다.

특성화대학원을 졸업한 A씨는 교육 커리큘럼 내 실무 실습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턴을 통해 취업하고 싶은 직무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건 좋았지만, 인턴 특성상 실제 실무가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학과 커리큘럼 내 실무 실습 과정이 좀 더 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교육 프로그램 이수는 적극성에 가산점…실전은 실전이다"

기업과 실무자들은 교육 프로그램을 어떻게 생각할까. 한 마디로 "교육은 교육이고, 실전은 실전"이라는 입장이다. 

요즘은 AI면접, 메타버스 면접 등이 코로나를 반영한 새로운 채용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이는 면접형태가 다양화되는 것이지 알맹이는 결국 실무자 면접을 통과하고, 임원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업무를 하면서 손발을 맞춰야 하는 실무자들은 초기 업무 접근성 측면에서 정부 교육 이수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관단체 정책기획팀 A팀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규제와 산업의 정책 조화를 통해 성장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때문에 정부 주도 인재양성 교육을 이수한 구직자가 업무에 적응하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 수행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실무 투입에 소요되는 교육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초기 업무적응이 빠르고 유리했다고 실전에 강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많다. 즉, 교육은 일종의 선행학습이지 실전과는 다르다는 의견이다.

약가업무를 하는 국내제약사 B씨는 "사실 정부주도의 교육을 이수한 것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실력과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많은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업무 적극성을 인정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B씨는 "부서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규정을 약가팀은 규정을 공부하고 해석한 후 실제 사례를 경험해야 완성되는 업무다. 교육의 중요성보다 실무 경험에 더 비중을 둔다"고 부연했다. 

또다른 국내사 개발팀 담당자 C씨는 "실제 실무에서는 다양한 사례가 발생한다. 성실함과 끈기 등에 더 점수를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공채로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외국계 회사의 경우, 경력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취업의 문은 더욱 좁다. 글로벌제약사 임원 D씨는 "외국계 회사는 신입직원이 취업하기 쉽지 않다. 관련 분야 프로젝트에 참여했거나 해당분야 교수 등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는 경우가 있지만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D씨는 "실무 교육을 이수한 것이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며 "업무를 대하는 자세, 다양한 부서와 협업할 수 있는 능력, 스스로 역량 개발 의지 등을 더 많이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맞춤형 실전 교육과 기본적인 소양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C씨는 "전반적인 교육은 물론 기본 소양을 위한 커리큘럼이 구성돼야 현실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D씨는 "정부주도의 교육이 인재 풀을 형성해 제공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단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분야를 파악해 맞춤형 인재 양성을 진행하는 것이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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