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컨설턴트 박재철 상무가 보는 BIO USA ④/끝

창업 1~2년 후면 생존에 대한 고민 시작…사업모델 재점검 필수
신약, 플랫폼, 생명공학도구 등 생존 힌트 얻는 컨퍼런스 되어야

박재철 현앤파트너스코리아 상무.
박재철 현앤파트너스코리아 상무.

코로나로 인해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던 BIO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그 동안 온라인으로만 교류해 왔던 파트너들과 현장에서 함께 숨쉬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 환자에 대한 생각, 사업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이러한 소중한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서 수 십 건의 미팅 이후에도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진다. 기술을 도입하려는 쪽에서는 좋은 기술을 선정하기 위해 다양한 내부 기준을 가지고 후보군을 좁혀 나가고, 협력사를 찾는 쪽에서는 상대방이 본인의 기술을 한번이라도 더 고려해 볼 수 있게 제안한다. 이메일을 통해 자료를 전달하고, 몇몇은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또는 현장에서 받은 과제를 해결하며 기회를 모색한다.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많은 언론에서 이번 BIO 컨퍼런스를 다루었다. 이 가운데서도 신약개발 기업의 뉴스가 많은데 이는 아무래도 신약개발 상장 기업이 많고, 궁극적인 목적이 신약 개발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제약 산업에 신약개발업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생명공학 및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여 초기 물질 개발을 지원하는 기업, 물질을 생산하는 CMO, 비임상 및 임상 개발을 수행하는 CRO, 각종 서비스 기업, 재단 및 비영리 기관 등 수많은 참여자들이 있다.

BIO 컨퍼런스와 리셉션에서의 다양한 아이디어 교환
BIO 컨퍼런스와 리셉션에서의 다양한 아이디어 교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BiotechGate라는 한 컨설팅 회사에 등록된 회사의 수만 보더라도 바이오텍 기업만 2만여 곳에 이른다. 치료제와 진단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 약 7600개 사, 연구개발 서비스 기업이 8900개 사다. 하지만, 바이오텍 이외에도 종합 제약사가 3100여개 사, 의료기기 6700여개 사가 있으며, 각종 소모품과 엔지니어링, 제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1만1000여 곳에 이른다. 비영리 기관, 투자자, 언론사, 컨설팅사 및 최근 늘어나고 있는 창업 추세로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도 상당 수에 이를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신약개발 기업보다 이러한 신약개발을 도와주는 회사가 더 많다는 것이다.

필자도 신약개발회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을 가속화 하는 기업과 업무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단백질공학을 이용하여 기존 항체 또는 단백질의약품의 특성을 개량해 주는 기업, AI를 통한 신약개발 기업, 의약품의 투여 경로를 변경하여 투약 편의성과 약물의 효율을 높여주는 기업, 신약개발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까지 수많은 기술과 이 기술을 상용화 하려는 기업이 있다. 실제로 필자는 이번 BIO 컨퍼런스에서도 빅파마가 아닌 글로벌 CDMO기업에 이러한 기술 협력을 제안하는 미팅도 다수 있었다.

다양한 생명공학 기업과 만나다 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사업 모델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창업은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시작되며, 이러한 신규 창업 기업의 초기 투자자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창업 이후 1~2년이 지나다 보면 실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신약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좀더 느끼게 되며 생존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물론 매출액을 일으켜 수익이 발생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대부분의 기업은 초기 수 년간은 외부 투자에 의해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이 있고, 비단 투자 유치를 위한 목적만이 아닌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모델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전통 제약사가 아닌 신약개발 바이오텍의 사업모델은 오히려 간단하다. 글로벌 허가를 위한 Pivotal 임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도 필수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대규모의 자금 조달과 네트워크 형성이 쉽지 않기에 대부분의 신약개발 기업은 기술이전이 지상 과제다.

몇 개의 파이프라인이 아닌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좀 더 유연한 사업모델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본인들이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파이프라인에 대해서 초기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발 단계에서부터 공동개발을 진행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플랫폼 기반 기업의 초기 협력이 늘어나고 있는데 규모 측면에서는 작을 수 있지만 상당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신약개발 기업이 아닌 생명공학 도구를 개발하는 기업에서는 사업 초기에 서비스 모델(fee-for-service)을 통한 사례구축과 개념검증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BIO와 같은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서비스 업체는 미팅을 신청하지 말라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입장에서는 신약개발 일선에 있는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각자의 기술이 신약개발의 어느 부분에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재점검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초기 검증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생명공학 도구 관련 기업이라 할지라도 어느 순간 CRO와 같은 기업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본인들이 직접 신약개발을 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신약개발 기업에 대한 평가가 후한 투자 환경에서 단순히 서비스 업체로 남는 것보다는 신약개발 기업으로 가고자 하는 고민을 뿌리치기 어렵겠지만, 각 분야마다 업의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자.

컨퍼런스가 끝나고 난 뒤 일상으로 돌아와 소중한 만남을 이어갈 것이다. 물론 컨퍼런스 참석의 일차적인 목적은 사업개발 또는 투자자 유치이나, 이 과정을 통해서 각자의 사업모델을 재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다.

박재철 상무는 누구?

10년 이상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벤처캐피탈에서 투자자로 활동했고, 2018년부터는 현앤파트너스코리아에서 제약사 및 바이오텍의 경영 및 사업개발 분야 자문을 하고 있다. 이번 BIO22 컨퍼런스에서도 40여개의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하는데, 그 후기를 히트뉴스를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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