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마진율 더 얻기 위해 환자 볼모 삼아선 안 돼 
유통업계와 인슐린제조사 양보하며 타협 나서야
타협 불가 땐 주고받은 유통마진율 그대로 공개 필요

다음 달 17일부터 작년 7월16일 일부개정 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ㆍ판매관리 규칙(총리령)' 시행과 관련된 '6개월 계도기간'이 종료됨으로써, 그 동안 유보됐던 '행정처분 기준'이 그대로 발동된다.

'생물학적제제 등의 보관 및 수송관리 규정(고시)'에 대해 식약처가 지난 5월 유권해석(식약처 입장) 차원의 가이드라인(guideline)을 시행 현장에서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개정함으로써 유통업계의 애로사항은 한결 가벼워진 모습이다.

유통업계는 강화된 '생물학적제제 보관ㆍ수송 규정'을 준수하려면 설비구축 및 인력확보 등에 돈과 노력이 추가로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생물학적제제 중 특히 유통마진율이 낮은(유통업계의 주장) '인슐린제제' 제약사 3곳에게 유통마진율을 더 올려 줘야 한다고 여러 번 요청을 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하소연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3곳 제약사들이 '인슐린' 유통마진율을 높여주지 않으면 다음 달 17일부터 인슐린 제품 배송을 집단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풍문을 작년 말경부터 언론을 통해 은연중 흘려 왔다. 

하지만 인슐린제제 공급 제약사들 중 일부의 견해는 유통업계의 주장과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인슐린 유통마진율이 다른 약품에 비해 결코 낮지 않으며, 오히려 생물학적제제 물류의 특수성을 감안해 경쟁할 수 있는 '마진'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초부터 유통업계 공식 단체와 인슐린 마진율 협의를 해 왔다고 한다. 

'유통업계'와 '인슐린 제약사들' 입장은 7월16일까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갈등의 원인인 '유통마진'은 유통업계 측에서 보면 수익의 원천이지만, 제약사 측에서 보면 비용 항목이므로, 서로 양보하기 힘든 기업체 생명줄인 '돈'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 지난해 말경부터 최근까지 6개월간 이 과제 해결에 긍정적인 진전이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극적인 타협이 이루어질까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7월17일 이후 과연 어떻게 될까? 풍문이 예고한 대로 도매유통업체들이 단체적으로 '인슐린제제' 물류(배송)를 포기함으로써 약국에서 '인슐린 제제' 품귀 현상 또는 품절 대란이 일어 날 것인가.   

마치 '치킨(chicken, 겁쟁이)게임'을 관람하고 있는 것처럼 조마조마하다. 치킨게임(Game of chicken)은 1950년대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던 자동차 게임이다. 도로 양쪽에서 2명의 경쟁자가 서로 마주 보며 자신의 자동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패하는 경기다. 패자는 치킨(chicken) 즉 겁쟁이(coward)가 된다. 1958년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제임스 딘'의 주연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치킨게임이 중심 장면으로 부각되면서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치킨게임은 1950년~1970년대 미국과 소련(러시아) 사이의 극심한 군비경쟁을 꼬집는 뜻으로 쓰이며 국제정치학 용어가 됐으며, 오늘날에는 여러 분야에서 극단적인 대치 상황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7월17일 이후 약국에서 인슐린 품귀 사태가 진짜 벌어진다면 국가ㆍ사회적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약국 인슐린제제는 영유아 및 당뇨 환자 등 '1형 당뇨 환자'들이 주된 대상인데, 인슐린제제 제조업자들과 도매유통업자들이 유통마진율 다툼을 하는 와중에 인슐린 제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양자 공히 사회ㆍ국가적 질책이 강하게 쏟아질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치킨게임에서 어느 한 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둘 다 승자가 되지만, 결국 충돌함으로써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 따라서 치킨게임이 기업사회에 던지는 경고는 당사자 서로가 함께 파국을 맞기 전에 반드시 '타협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타협을 하지 않아 인슐린 물류 대란이 발생했을 경우, 3곳 인슐린제제 제조자는 국제적인 신망에 큰 상처를 입을 것이며 나아가 한국 사회의 질타를 받고 독점자의 횡포(갑질)라는 멍에를 짊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유통업계는 인슐린제제 물류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제약업계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직거래의 불가피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고, 인슐린 재고가 창고에 있을 것임에도(7월16일까지 배송을 했을 테니까) 돈(유통마진율)을 위해 환자의 고통을 저버렸다는 질책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다.

양자가 정 타협이 불가하면 서로 크고 작은 거래처별로 실제 주고받은 인슐린제제 유통마진율을 있는 그대로 완전히 공개하여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환자를 담보로 하는 인슐린 유통 대란은 어떠한 명분으로라도 발생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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