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판 여성호르몬 성분 제제 90품목 중 47개 수입 의존
지엘파마, 호르몬제 미량 성분 균질화·품질관리·규제대응 강점
"여성 헬스케어 전반에 걸친 의약품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

 色 다른 공장,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생산 능력은 제약회사의 강력한 힘이다. 양적 능력은 물론 질적으로 차별화된 공장은 경쟁력의 원천이다. 완제의약품이 발전한 우리나라는 다양한 역량을 보유한 생산시설이 적지 않다. 색 다른 생산시설을 찾아가 본다.

① 호르몬제 희귀템 지엘파마 안양공장 

지엘파마 안양공장 전경
지엘파마 안양공장 전경

[끝까지HIT 3호] 사전 사후 피임약, 골다공증 치료제 등 여성 성호르몬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경구 여성호르몬제 시장은 2017년 본격적 성장을 시작해 현재 800억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사전, 사후 피임약은 피임을 제외하고도 월경전불쾌장애, 여드름, 월경 관련 증후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등 적응증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갱년기 여성의 호르몬 대체 요법을 위한 성호르몬제도 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여성호르몬 성분 제제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시판 중 인 품목은 약 90개에 달하며, 이 중 약 47개 품목이 수입되고 있다.

국내 생산 여성호르몬제 품목은 약 43개인데, 지엘파마, 명문제약, 다림바이오텍 등 3개 사가 대표적이다.

박상태 지엘파마 안양공장 생산본부장
박상태 지엘파마 안양공장 생산본부장

지엘파마는 국내 생산 성호르몬제 중 과 반인 27개 품목을 차지하는 성호르몬제 생산 특화 기업이다. 해외 오리지널 제품의 빠른 제네릭화를 추진해 CMO 사업으로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끝까지HIT>는 지엘파마 안양공장 박상태 생산본부장을 만나 성호르몬제 특화 기업의 강점과 제조·생산 시설 특징 등을 취재했다.

 

 

성호르몬제 특화 기업 지엘파마

지엘파마는 연구개발 전문기업 지엘팜텍의 자회사로 성호르몬제를 비롯한 경구용 고형제를 생산하고 있는 특화기업이다. 지엘팜텍은 2002년 설립 후 제네릭 40건, 개량신약 4건의 개발 및 기술이전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약 20여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2018년 성호르몬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던 크라운제약을 인수해 같은 해 국내 GMP 적합판정을 받았다. 이후, 2019년 법인명을 지엘파마로 변경해 여성 헬스케어 분야 전문화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박상태 본부장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내용고형제(정제, 캡슐제, 과립제 27개 품목) 와 성호르몬제(특수제제, 정제 6개 품목) 약 4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전체 허가·신고 품목 수는 106개다. 

(사진 왼쪽부터) 피임약 쎄스콘미니정, 쎄스콘원정, 쎄스콘노아정
(사진 왼쪽부터) 피임약 쎄스콘미니정, 쎄스콘원정, 쎄스콘노아정

지엘파마의 여성호르몬제 대표 품목을 살펴보면, 일반의약품에 쎄스콘노아정과 쎄스콘미니정 등을 들 수 있다. 이 제품들은 매일 한 정씩 복용해야 하는 사전피임약 이다. 응급 사후피임약으로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 쎄스콘원정도 보유하고 있다.

갱년기 및 골다공증 여성이 복용할 수 있는 '티브린정'

피임약 외에 갱년기 및 골다공증 여성이 복용할 수 있는 '티브린정'도 여성호르몬제 주력품목이다.

CMO 사업도 그 규모를 넓히고 있다. 쎄스콘 시리즈의 경우, 유한양행 등 주력 제 약사에 위탁공급 중이며 티브린은 경동제약, 알보젠코리아, 광동제약, 한화제약 등 여성 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업체에 상당량 공급하고 있다.

박상태 본부장은 최근 허가받은 플랜에이정을 가장 기대하는 품목으로 꼽았다. 이 제품은 사전피임약 중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바이엘 '야즈정'의 제네릭이 다. 야즈정의 매출규모는 약 200억원이다.

 

국내 3곳 밖에 없는 성호르몬제 생산 기업
왜, 제약사들은 성호르몬제 시장 진입 시도하지 않을까? 

박 생산본부장은 "크게 3가지로 들 수 있 을 것 같다"며 "'타 질환 대비 시장규모가 작고', '인원 배치 및 구역분리 등 생산 시설에 대한 조건', '유사 제형 제제에 비해 규제기관의 엄격한 심사' 등을 들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엘파마를 인수한 2018년쯤만 봐도 성호르몬제는 국내·외로 주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 않았다"며 "당뇨 치료제만 보더라도 국내에서만 1500억원 규모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반면, 여성호르몬제는 현재 지난해 기준으로 1000억원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즉, 다른 고매출 제품에 비해 시장 규모에서 메리트가 없으니, 국내 대부분의 제약 사들은 굳이 성호르몬제에 도전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이는 생산 특화를 위한 생산구역 분리도 시도할 동기 자체가 없어 지 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호르몬제를 생산하는 시설은 '의약품 등의 제조업 및 수입자의 시설기준령 시행 규칙'에 따라 특수 제제로 취급돼 기타 일반 제제 생산 시설과 분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비산 등을 통해 노출될 수 있는 생산 공정 과정에는 여성 직원이 근무할 수 없다.

또한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관인 PIC/S의 가이드라인(GUIDE TO GOOD MANUFACTURING PRACTICE FOR MEDICINAL PRODUCTS PART Ⅰ CHAPTER 3 PRIMISES AND EQUIPMENT)에서는 취급 제제에 대해 자체 품질 위험 관리(Quality Risk Management)를 위해 특정 설비 (dedicated facilities)를 구성하라고 명시돼 있다.

박 본부장은 "성호르몬제 생산 시설의 경우 분리시설을 갖춰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우리나라 약전에 명시된 제형 분류에서 호르몬제는 특수제제로 빠져있어 생산하기 위한 별도의 제조소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공조 시스템, 수처리 시스템 등을 완전히 분리해 일반 제제와 같이 생산할 수 없는 별도 라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업체들은 현재 시장 규모에서 별도의 제조소를 하나 더 운 영하는 게 타당성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는 뜻이다.

여성호르몬제를 포함한 성호르몬제의 경우 생산을 포함 품질 관리를 진행하는 인력까지 여성 구성원이 포함될 수 없다는 부분도 어려움에 한 몫한다.

그는 "여성호르몬제 생산시설은 남자 작업원이 귀할 수밖에 없다"며 "비산되는 의 약품이 어떤 건강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성들은 포장 등 완전히 의약 품이 밀봉된 후의 공정에만 투입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이 부분에서 지엘팜텍과 지엘파마의 조합이 이상적이었다는 입장이 다.

그는 "지엘파마는 여성호르몬제 제조 생산 기술은 이미 갖고 있었고, 지엘팜텍은 R&D 기술을 보유해 충분히 호르몬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인프라 등 밑바탕이 됐 다"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에서 호르몬제의 심사는 더욱 중요하게 리뷰하는 부분이 있어 일반 제제들에 비해 요구되는 자료의 수준이나 피드백이 다르다"며 "이런 점에서 회사의 R&D, RA 역량이 좌우되는 부분이었고, 지엘팜텍이 규제기관 대응 및 개발·생산팀 간 협업 등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약이 아닌 제네릭에 집중하고 있는 것 또한 회사가 의도한 부분이다.

그는 "신약이 아니라도 이미 발견된 약물 또는 이미 출시된 제품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퍼스트제네릭이 출시된 상태에서도 추후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절한 타이밍과 맞춤형 개발전략으로 서방정·개량신약 등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최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엘팜텍이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위점 막병변 치료제 지소렌정와 말초 신경병증 성 통증 치료제 카발린CR정, 그리고 동아제약에서 판매중인 여드름 치료제 애크논 크림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성호르몬제의 생산과정에서 지엘파마의 강점

지엘파마 생산팀 관계자가 여성호르몬제 제품 생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엘파마 생산팀 관계자가 여성호르몬제 제품 생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상태 본부장에 따르면, 시설 및 설비를 제외한 생산 및 포장 과정만 봤을 때 일반 고형제와 성호르몬제 간 차이는 없다. 다만, 호르몬제의 특성상 미량의 주활성 성분을 함유한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0.001mg 단위로 들어가는 주활성 성분의 특성상 혼합 과정에서 균질하게 분 포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돼야 한다"며 "우리 회사는 연구개발과정부터 스케일업해 서 상업화단계까지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미량의 활성 성분을 컨트롤하는 기술을 보유하지 않으면 시설 및 설비를 보 유하고 있어도 품질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엘파마는 제제 관리 기술에 그치지 않고, 생산 품질을 높이기 위해 2020년 최신 생산 설비를 구비해 보완했다.

일반적으로 한 번 생산 라인이 구축 및 허가되면, 설비를 교체하고 허가변경하기 까 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박 본부장은 "기존 품목 허가 요건에 PV(공정 밸리데이션) 등 특정 설비를 사용해 수행한다는 내용을 명시해 놓기 때문에, 교체가 쉽지 않다"며 "우리는 2018년 인수를 거쳐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장비 도입 및 교체에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성호르몬제 생산 과정에서 품질 관리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성호르몬 제 노출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일반 제제들과 방진복 색을 구분해 외부로 유출될 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일반 제제 작업자는 흰색, 성호르몬제 작업자는 분홍색 방진복을 입는다.  

또한 반제품과 원료들을 항원항습시설에서 24시간 관리하고 있다. 모니터링 시스템 을 통해 일탈 여부를 체크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시 알람을 통해 담당자에게 전달된다.

지엘파마 품질팀은 생산팀과 별도의 구역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엘파마 품질팀은 생산팀과 별도의 구역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문서조작 등 임의제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품질팀과 생산팀의 업무 공간을 분리 해뒀다. 품질팀 직원은 각 공정 사이 출하되는 반제품의 물리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 한 QC 작업을 위해 생산동으로 이동하는 경우, 관리자 보고체계를 거쳐야만 가능하 도록 했다.

회사는 이런 생산·품질 관리 시스템 내에서 연간 1억 정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케파(Capacity)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엘파마 안양공장 조직현황 
지엘파마 안양공장 조직현황 

회사는 생산 케파 만큼 품질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팀 인원보다 품질팀에 많은 인원을 배정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총 38명의 공장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생산팀은 14명, 품질팀은 15명으로 배정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 회사의 특징 중 하나는 품질팀에 많은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제조 시설에서 생산팀과 품질팀의 밸런스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회사가 취급하는 품목수 및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규제기관 및 위탁업체들 간 대응 차원에서도 이 부분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품질부서 인원 한명이 담당하는 품목이 많다는 건, 추후 실수로 이어질 수 있 고 규제기관 및 협력업체와의 대응에 미흡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최근 GMP 관련 이슈들이 많은 데 이 부분에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품질팀 인력 구성 또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며 "품질팀 인원 90% 이상을 제약공학·산업공학 등 유관 전공 학사 이상 직원들로 배치해 품질 관련 리스크에 대 응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지엘파마는 10년 후 어떤 회사가 되어 있을까?

박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조금 더 품목 파이프라인을 갖출 필요가 있어 1차적으로 국내 수입 허가되고 있는 제품들의 제네릭 품목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며 "점차 규모를 키워, 여성 호르몬제제만이 아닌 여성 헬스케어 전반에 걸친 의약품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엘파마는 지엘팜텍으로부터 생산기술을 이전 받아, 시장 또는 소비자에게 좀 더 편리하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의약품을 생산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나아가는 중"이라며 "지금까지 보인 양 사의 개발·생산 시너지가 앞으로도 성호르몬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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