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약심 자문...희귀난치질환약 별도기준 검토

혈우병B 환자의 출혈 에피소드 억제 등에 사용하도록 허가된 샤이어파마코리아의 릭수비스주(혈액응고인자Ⅸ, 유전자재조합) 시판 후 재심사(PMS) 증례수 600례가 '최소 50례 이상'으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환자 수 모집이 어려운 질환 특성을 감안해 나온 자문결과다. 또 유사한 증례수 조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희귀난치성질환치료제에 대해서는 PMS 기준이 별도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8일 공개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록(3월28일자)을 보면, 이날 회의에는 릭수비스주 재심사 증례 수 조정과 국내 유병률을 고려한 혈액응고인자제제 재심사 증례수 조정안 등 2개 안건이 다뤄졌다.

중앙약심은 이날 릭수비스주 재심사 증례 수는 '최소 50례 이상'으로 축소하고, 희귀난치성질환 재심사 증례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제안했다. 중앙약심 자문결과는 식약처 의사결정에 대부분 그대로 반영된다.

회의록을 보면, 현 PMS 고시는 신약과 개량신약(자료제출의약품) 증례수를 각각 3000례와 600례로 정하고 있다. 다만 질환 특성 등을 감안해 추후 증례수 조정은 가능하다.

샤이어 측도 규정에 따라 PMS 계획서에 600례를 계획하고 증례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혈우병의 특성상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실제 국내 혈우병 B환자는 420여명 수준에 불과하고, 매년 발생하는 신규환자는 10명 내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샤이어 측은 릭수비아주 출시 1년 6개월만인 올해 1월까지 45명의 환자를 모집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처방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8.3%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45명은 적은 수가 아니다.

샤이어 측은 불가피 PMS 종료 1년 가량을 남겨두고 50례 수준으로 증례수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등록이후 6개월간 추적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 신청 시점 기준에서 6개월간 5명을 추가 모집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A위원은 "혈우병은 워낙 드문 질환이고, 대체수단도 원활치 않다. 50례로 조정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수용의사를 밝혔다. B위원은 "600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추적기간 6개월이 2년 기간에 포함되므로 올해 6월까지 50명을 모집해야 한다. 50명으로 단정짓기 것보다는 50명 이상 또는 최소 50명을 제안한다"고 했다.

한펀 혈액응고인자제제 재심사 증례수 조정안의 경우 일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희귀난치질환치료제에 별도 증례수를 설정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하도록 의견이 모아졌다. C위원은 "식약처 고시 등을 개정하지 않으면 기간이 얼마 안남은 상황에서 증례를 바꾸는 경우가 계속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50명이나 100명으로 별도 기준을 신설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식약처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한 관계자는 "정책과에 건의할 것이다. 혈우병이라도 규칙을 정해 원칙대로 진행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매번 중앙약심에서 증례수를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생물제제과는 혈액응고인자만이라도 외국과 비교해 증례수를 조정해 줄 수 있는 지 고민했었다. 가이드라인으로 최소 증례수를 처음부터 지정하면 매번 중앙약심에서 증례수를 조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수요를 예측할 수 없고 회사에서 최소 숫자 이상을 채우려고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나중에 최소 증례수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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